팬데믹 속에서도 일상은 이어졌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종식되지 못한 채 2021년도 저물고 있다. 팬데믹 속에서도 미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무관중이나마 올림픽이 개최되는 등 일상은 이어진 한해였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송년호에서 올해 뉴욕 일원과 미국, 그리고 지구촌을 들썩이게 한 10대 뉴스를 선정해 요약했다. ━ 끝나지 않은 팬데믹 델타·오미크론 변이 확산 백신·부스터샷 접종 본격화 팬데믹 사태가 2021년 한해를 관통하면서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다.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결국 2021년에도 일년 내내 이어졌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팬데믹 극복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던 것도 잠시다. 잇따른 변이 등장으로 종식은 요원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지난 27일 미 전역 하루 신규 감염자는 44만1278명으로 팬데믹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염자 폭증과 함께 1년 전 익숙했던 검사소 앞 긴 줄,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 붐비는 병원, 연말이지만 정적이 감도는 거리 등의 풍경이 고스란히 다시 반복되고 있다. 팬데믹은 건강과 보건은 물론, 경제적 타격과 함께 삶의 방식을 뒤바꿔놨다.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면서도 비대면 일상이 장기화되는 데 따른 괴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백신 개발과 접종 본격화는 인간의 과학기술이 질병을 정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게 했지만, 결국은 또다른 분열을 불러일으켰다. 부국과 빈국 간 백신 불평등이 심화되고 접종자와 미접종자간의 사회적 갈등이 불거지는 등 분열이 노골화된 것이다. 올 한해 사람들은 팬데믹 지표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탄듯 감정이 요동치는 경험을 했다. 갤럽에 따르면 지난 5월 팬데믹에 대한 낙관론이 84%에 달하는 등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7월 델타변이 확산 후 낙관론은 40%대로, 8월에는 15%대로 급락했다. 가을 이후 낙관론이 51%로 반등했다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다시 무너져내려 12월 현재 30%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는 바이러스가 인간에 적응해가면서 인프루엔자처럼 변화해가는 팬데믹 종식의 신호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은주 기자 [email protected] ━ 역대급 물가급등…내년엔 더 오른다 기름값·집값·렌트↑…팍팍해진 살림살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각국 정부 돈 풀어 팬데믹 만큼이나 우려스러웠던 올해 이슈는 끝을 모르고 치솟는 물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 각국에서 2년간 돈을 푼 결과, 올해 내내 물가는 급등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는데 원유공급은 부족해 기름값이 뛰었고, 집값·렌트·주식 등 자산가격도 폭등했다. 팬데믹 이후 공장 가동 중단 등 산업생산력이 급격히 하락한 데다 사람들이 일하지 않으려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와해되는 위기가 찾아왔다. 이에 목재·곡물·낙농품 등 각종 원자재 생산이 줄어 가격이 뛰기도 했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의 랠리(rally)’가 나타난 셈이다. 물가 급등은 지표로도 확인됐다.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했을 때 6.8% 올랐다. 1982년 6월(7.2%)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9.6% 상승, 노동부가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고 확언하던 연방준비제도(Fed)는 결국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고, 내년엔 금리도 세 차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가 오르면 빚을 내 코로나19 상황을 버티던 서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임금을 올리고 있는데,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세를 더우 부추길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김은별 기자 ━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의사당 난입 사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월 20일 제 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대신 국내적으로는 국민 통합의 비전을, 대외적으로는 전통적인 동맹을 복원해 미국이 국제사회를 다시 이끌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지지층 간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 탓에 여러 악재와 맞물려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지지율 추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6일엔 극렬 트럼프 지지층으로 구성된 대규모 시위대가 워싱턴DC 의사당을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여전한 아시안 증오범죄 애틀랜타 한인 4명 희생 한인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아시안 증오범죄로 공포에 떨었다. 특히 지난 3월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으로 발생한 사망자 8명중 4명이 한인여성, 나머지 2명이 중국계 여성이었다. 웨스트체스터 거주 80대 한인 할머니가 무차별적 폭행을 당하는 등 뉴욕에서도 증오범죄 사건이 이어졌다. 뉴욕시경(NYPD)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발생한 아시안 증오범죄는 전년 대비 5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오징어게임·BTS 한류 정점 K콘텐트, 해외에서 주목 2021년엔 세계적 히트작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탄생했다.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세계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은 영화 기생충, 미나리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한류 열풍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탄소년단(BTS)은 작년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한 이후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총 6곡을 빌보드 메인 차트 1위에 올려놓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류 열풍과 함께 미국에선 ‘한복의 날’·‘김치의 날’ 제정 등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 첫 한인 뉴욕시의원 2명 탄생 정치력 신장에 큰 의미 지난 11월 2일에 치러진 본선거에서는 전국 최대 도시이자 경제·문화 중심지인 뉴욕시에서 사상 최초의 한인 시의원 2명을 동시에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3선거구 뉴욕시의원에 당선된 린다 이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회장과 26선거구의 줄리 원은 한인 유권자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시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뉴욕주 전체에서도 한인 선출직 정치인이 새롭게 배출된 건 2012년 처음 당선된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 이후 9년 만이다. 두 당선자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한인 여성의 권익·정치력 신장 면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 쿠오모, 성추행으로 몰락 첫 여성 뉴욕주지사 탄생 한때 대선 후보로도 거론됐던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지난 8월 연이은 성추행 폭로가 검찰 조사결과 결국 사실로 밝혀지면서 주지사직을 사임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의 사임으로 부지사를 지내던 캐시 호컬이 주지사직을 이어 받게 돼 뉴욕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에 취임했다. 업스테이트뉴욕 버팔로 출신으로 민주당 내 중도파인 호컬 주지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뉴욕주 재정 위기, 총기 폭력 급증 등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지사직 수행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내년 주지사 선거에도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 도쿄올림픽 무관중 개최 사상 처음 1년 연기 후 열려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탓에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돼 개최됐다. 지난 7월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을 보면서 뉴욕 일원의 한인들도 대한민국 선수단의 활약에 울고 웃었다. 도쿄올림픽 33개 정식 종목 가운데 29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따냈다. 특히 양궁에서 금메달 5개 중 4개를 휩쓸었고 펜싱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최고의 성과를 냈다. 다만 한국의 금메달 수만 보면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래 37년 만에 가장 적었다. ━ 미군 아프간 철수, 탈레반 재장악 바이든, 20년 전쟁 종식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지난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했다. 이로써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미국의 침공으로 시작된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 일부의 반대에도 미군의 아프간 철수를 강행했고, 탈레반이 바로 아프간을 재점령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 허리케인 아이다 북동부 강타 NY·NJ 일원 수십명 사망 지난 9월초 발생한 허리케인 아이다로 뉴욕·뉴저지 일원이 물바다가 됐다. 집중호우와 홍수로 뉴욕·뉴저지주에서 최소 46명의 사망자와 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 외에 당국의 늦은 대응과 비상조치에 따른 ‘인재’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불법개조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과 이민자들의 피해가 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뉴저지를 포함한 피해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com역대급 물가급등 델타변이 확산